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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지에서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말씀 / 인간의 창조와 주님의 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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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3회 작성일 24.05.1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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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간의 창조와 주님의 영

예루살렘 구도시의 성전 산에는 황금 사원이 자리해 있습 니다.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뒤, 기원후 7세기 그 자리에 이슬람 사원이 세워진 것입니다. 사원 안에는 큰 바위가 하 나 보존되어 있는데, 바로 2역대 3,1에 나오는 “모리야 산” 입니다. 솔로몬은 그 위에 주님의 집을 지었습니다. 이 바 위는 기초석 foundation stone으로도 일컬어지는데요, 유다교 전승에 의하면 주님께서 천지창조를 시작하신 데 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입니다. 이 바위의 흙을 모아 첫 남 자를 만드셨다고 하니, 이 바위는 창세 2장에 서술된 창조 이야기의 배경지이기도 한 셈입니다.

성전 산 위의 황금 사원

엘리사의 샘

창세 2,7에 따르면, 주님께서 가장 먼저 만드신 피조물은 남자입니다. 하느님께서 흙으로 빚으시고 당신의 숨을 불 어넣어 주시니 그가 생명체가 되었습니다. 이는 인간의 중 요성과 하찮음을 동시에 알려주는 표현입니다. 세상의 피 조물들 가운데 오직 사람에게만 당신의 숨을 불어넣어 주 셨다는 건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뜻입니다. 반면, 사 람이 흙에서 나온 존재라는 점에서, 우리는 겸손도 배울 수 있습니다.

남자를 만드신 다음, 하느님께서는 에덴에 동산을 꾸며 나 무를 자라나게 하시고(8-9절) 들짐승과 새들도 빚으십니 다. 남자는 그들에게 이름을 붙여 주는데(19-20절), 이것 역시 인간이 만물의 영장임을 드러내는 상징 행위입니다. 성경에서 누가 이름을 붙여 주는 건 그가 곧 지배자임을 의미하는 거였기 때문입니다. 창세 17,5에서는 하느님께서 아브람의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바꾸심으로써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에게 영원한 주군이 될 것임을 알리셨습니다. 창세 1장에서도 인간이 만물의 영장임이 드러납니다. 인간 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만들어지고(26-27절), 하느님의 축 복도 그에게 주어집니다: “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 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.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 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”(28절).

말하자면, 인간은 창세 1장과 2장에서 모두 피조물 세계 의 임금처럼 창조된 셈입니다. 물론 하느님처럼 공정과 정 의로 다스려야 하는 임금입니다. 성경에서 말하는 공정과 정의란 타인의 몫, 특히 수탈당하기 쉬운 약자의 몫을 부 당하게 빼앗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: “공정과 정의를 실천하 고 착취당한 자를 압제자의 손에서 구해주어라.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괴롭히거나 학대하지… 마라”(예레 22,3). 이는 인간이 지배자이지만 자기 이익을 위해 함부로 다른 피조물을 착취하거나 그 생존권을 마구 박탈할 수는 없다 는 의미입니다.

태초에 당신의 숨을 불어넣어 인간을 창조하신 주님의 활 동은 신약 시대에도 비슷하게 이어집니다. 부활하신 예수 님께서 제자들에게 “숨을 불어넣으며”(요한 20,22) 성령을 받으라고 하실 때, 같은 동사가 쓰였기 때문입니다. 그래서 비록 예루살렘 성전 건물은 파괴되어 남아 있지 않지만, 그 이후 우리 모두는 성령을 받아 모신 ‘주님의 성전’ (1코린 6,19)이 될 수 있었습니다.

김명숙 소피아

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구약학과에서 공부하여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. 현재 한님성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며, 저서로는 <에제키엘서>와 <예레미야서 1-25장>, <예레미야서 26-52장>, <구세사 산책; 에덴에서 약속의 땅까지>가 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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